"익숙함에 속아"
까지만 들어도 대개는 다음에 이어질 말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.
아주 유명한 격언이고 그만큼 많은 것을 관통하는 진리라는 뜻이겠지.
익숙함이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이다. 너무 당연하기에 늘 내 곁에 있을 것만 같다.
그래서 익숙한 그것의 부재가 도래하면 그 상실감과 허탈감, 그리고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크다.
익숙함이란 인간을 바보로 만든다. 이것이 사라졌을 때 얼마나 불편할지. 아니,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인지 조차 가늠하지 못하게 만든다.
나 역시 그것에 속아넘어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.
그럴 뻔만 하고 그러지 않을 수 있던 것은 다행히도 익숙함이 사라질 기미를 감지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.
하지만 한 번 무뎌진 감각이어서 그런 것일까? 그런 위험을 감지하고 정신을 잡아도 내 머리 속에서 익숙함은 또다시 당연함으로 변해간다.
익숙함은 당연하거나 지루한 것이 아니다. 무게중심이 안정적으로 잡혀있다는 것이다.
익숙함을 등한시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. 익숙함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.
익숙함에서 따분함을 느끼는 사람이 되지 말자. 익숙함에서 평화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되자.
익숙한 것이 익숙해서는 안 된다.
"익숙함에 속아, 소중함을 잃지 말자."